[파리=AP/뉴시스]마코

[파리=AP/뉴시스]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왼쪽 가운중앙)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오른쪽)이 17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안보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18일 앞으로 며칠 안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은 우크라이나 평화 노력으로부터 벗어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18. “어느 순간, 공연장에 ‘대포’ 카메라가 나타난 거예요. 깜짝 놀랐죠.”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공연에 갔던 30대 클래식 마니아 A씨는 주로 아이돌 그룹과 관련한 행사에서 볼 수 있었던 대포 카메라와 마주하고 사뭇 놀랐다고 회상한다. 실제로 X(구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들여다보면, 팬들이 찍은 임윤찬의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여기저기서 확보한 임윤찬의 ‘짤’을 올리며 즐거워하는 팬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다. 물론 X와 같은 공간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해 자유롭게 떠들며 공연을 회상하고 추억할 수 있는 곳이지만, 대중에게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해 즐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클래식업계에서 아이돌 그룹과 유사한 형태로 소비되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저절로 놀랍다는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소비의 중심에는 기존에 클래식을 즐기던 팬들도 있지만, 소위 젠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가 새롭게 자리를 틀었다. 직접 대포 카메라를 들고 공연장에 가는 것은 아닐지라도, ‘짤’을 공유하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익숙한 그들. 또한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짧은 커튼콜을 찍어 아티스트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나누는 행위를 즐기는 그들. 클래식계에 발랄한 청춘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 발랄한 청춘들은 음악을 영상으로 먼저 접하는 세대다. 엄마든 언니든 윗세대가 먼저 구입해서 듣던 CD를 우연히 옆에서 접한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매력적인 음악과 아티스트를 찾아낸다. 혹은 친구가 공유한 짧은 쇼츠 또는 릴스를 먼저 본다. 후킹한 멘트를 보고 호기심에 클릭하지만, 그 뒤로는 예상한 그대로다. 관심이 없으면 1분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그대로 창이 닫힌다. 그게 아니라면 영상을 보고 또 보고, 그렇게 몇 개를 이어 보다가 적극적으로 검색창에 아티스트의 이름을 검색한다. 그럼 또 이와 연관된 알고리즘이 형성돼 비슷한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뜨고,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이것이 요즘 젊은 세대가 음악과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쇼츠와 릴스의 풍년 속에서, 젠지들은 다양한 차원에서 메시지적으로 혹은 형태적으로 분절된 음악의 존재를 경험한다. 클래식이란 장르도 이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때로는 ‘1분 만에 꿀잠 자는 멜로디’로, 때로는 ‘접신한 수준의 미친 연주’ 혹은 ‘기교 미쳤다는 평가받는 피아니스트’로. 멜로디, 연주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