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필은 1978년 11월16일 서대문구 현저동 서울구치소 독방에 갇혔다. 사진은 서울구치소 내부. /서대문구청 '길거리 언론의 편집장'은 안종필 기자(1937~1980)에 대한 기록이다. 안종필은 1975년 3월 동아일보에서 쫓겨난 후 동아투위 2대 위원장을 맡아 권력의 폭압이 절정으로 치닫던 1970년대 후반 자유언론실천운동을 이끌었다. 신문과 방송이 일체 보도하지 않은 민주화운동과 인권 관련 사건 등을 <동아투위소식지>에 실었다가 구속됐고, 투옥 중 얻은 병마로 1980년 타계했다. 안종필의 이야기를 매주 2회 연재한다. [편집자 주]종로경찰서에서 20일 넘게 있던 안종필과 동료들은 11월16일 서대문의 서울구치소로 넘어갔다. 구치소 이송 전날 밤 보안과장실에서 특별한 저녁 식사 자리가 마련됐다.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특별대우였다. 동아일보 해직기자들을 오랫동안 지켜본 종로경찰서가 호의를 베풀었다고 할까. 안종필과 동료들은 가족들이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고 술도 한잔하며 이별을 준비했다. 박종만은 훗날 이렇게 술회했다. “그것이 그때까지도 우리에게 ‘기자 위세’가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자기들이 생각해도 지은 죄 없이 구속되는 게 안 되어 보여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는 유쾌하게 술 한 잔 마시고 가족들과 헤어졌다.” 안종필은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온종일 검찰청 구치감에 갇혀 있다가 구치소에 입감된 것은 저녁 배식이 끝난 시간이었다. 지급품은 죄수복 1벌, 담요 2장, 플라스틱 주발 2개, 대나무 젓가락 1벌, 2480이 적힌 수인 번호표와 긴급조치 사범이라는 표지인 노란 딱지가 전부였다. 철커덕 방문이 닫히면서 노란 전등불이 켜진 독방에 홀로 남겨졌다. 곧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아침 6시 기상 점호를 받은 뒤 세면실로 가면서 여기저기서 인사를 받았다. “안 위원장님, 환영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나이 어린 학생의 인사를 받고 안종필은 찡했다. 간밤에 입소한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소문이 쫙 났다. 동아투위 사람 인도미술박물관에 전시된 인도 여러 지역 가면 [사진/임헌정 기자] (영월=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행도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공간을 옮겨가며 문화예술 분야 수집품을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강원도 영월을 찾아 각양각색 세 곳의 박물관을 둘러봤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찾아간 영월 영월역으로 들어오는 열차 [사진/임헌정 기자] 취재팀은 무궁화호를 타고 영월에 다녀오기로 했다. 영월에는 KTX가 다니지 않아 오전 7시 34분 일찍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객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통학하는 학생, 등산객 등이 눈에 띄었고 이들의 웃음소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덕소, 양평, 용문, 원주, 제천 등 10여개 역을 거쳐 영월에 도착했다. 3월인데도 차창 밖으로 아직 쌓인 눈이 남아있는 산들이 스쳐 지나갔다.영월역은 머릿속에 한옥의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그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역에 내려 외관을 마주했다. "단종의 능이 있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고운 단청의 아담한 한옥 역사"라는 안내판의 설명이 와닿았다. 역 광장에는 난고 김병연(김삿갓)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와 인연이 깊은 영월에는 난고 김삿갓문학관이 있다. 영월은 2008년 박물관 특구로 지정됐다. 사진으로 보는 세상…동강사진박물관 동강사진박물관 전시실 [사진/임헌정 기자] 역에서부터는 차량을 이용해 인근 동강사진박물관을 찾았다. 국내 첫 공립 사진박물관을 표방하는 곳으로,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만난 정순우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 한국 사진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비롯해 1천5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취재팀이 방문했을 때는 '시간의 기억'이라는 주제의 소장품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 중인 사진으로 접한 세상은 다채로웠다. 1950년대 서울의 한옥, 청계천 수표교, 뚝섬 유원지 풍경 등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에 따라 작품 구도와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 사진 속에는 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