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이무생은 임진왜란 중심에 있던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을 연기했다. 고니시는 퇴각이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왜의 승리를 위해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한 최후의 전략을 펼친다.
이무생은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왜군 장수 고니시를 통해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강렬하게 대치했던 이들의 시각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 초반 강렬한 얼굴로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과 마주하는 이무생은 "제가 사실 막연하게 이순신 장군님을 흠모해왔던 한 사람이었다. '명량', '한산'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런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 왔었는데 '노량'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고 벅찬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틀 전 열렸던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게 됐다며 "오래 준비해서 한 땀 한 땀 만든 영화인 만큼 긴장도 많이 됐다. 영광스럽게 이렇게 작품에 임할 수 있어서 기대도 컸고, 마치 어린 아이로 돌아간 듯이 이순신 장군을 더 추앙하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이무생이 표현하려 했던 고니시는 '신중하고 경거망동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고니시의 오른팔 아리마 역을 연기한 이규형과 함께 일본어 수업을 듣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강렬한 외적 변신을 시도했다.
이무생은 "일본어는 특히 고어를 연기해야 해서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고 숙제 검사도 받곤 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현장에서 버텨낼 재간이 없더라. '슛' 소리가 들릴 때 바로 대사가 나올 수 있게끔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제 모습을 못 알아볼 정도였다. 현장에서 3시간 정도 분장을 하는데, 눈썹 한 올 한 올에 수염도 수북하게 붙이고, (변발) 가발도 썼다. 완성 후에 거울을 봤는데, 내 얼굴을 못 알아보겠더라. 스크린에 나온 제 모습은 더 못 알아봤다. 제가 아는 다른 배우 분들의 얼굴도 스크린 속 광경들과 합쳐져서 보니 못 알아보겠더라"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분장이 주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 이무생은 "이건 배우로서도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배우는 하나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의무감도 있지 않나. 분장의 힘을 받고 이렇게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작품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고, 또 보는 분들에게도 연기하는 사람에게도 온전히 몰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부분 같아 정말 감사한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고니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 역할을 나의 사심과 욕심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겠다 싶었다. 다 내려놓고,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상황에 제일 충실하는 것이 캐릭터 표현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이무생은 영화 공개 후 '진짜 왜군 같았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진짜 왜군처럼 보였다면, 제 선택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를 함께 한 동료들과의 앙상블을 장점으로 꼽은 이무생은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서 있다는, 아주 잠깐이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그것이 작품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다들 적재적소에서 앙상블을 이루며 각 캐릭터로 살아있어줬다"고 만족했다.
1980년 생으로 2006년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데뷔한 이무생은 드라마 '왕이 된 남자'(2019), '봄밤'(2019), '부부의 세계'(2020), '고요의 바다'(2021), '서른, 아홉'(2022), '더 글로리'(2022), '더 글로리' 시즌2 (2023) 등 드라마와 영화 '거북이 달린다'(2009), '조작된 도시'(2017), '돈'(2018), '얼굴없는 보스'(2019) 등 영화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9일부터 방송 중인 tvN 드라마 '마에스트라'와 '노량:죽음의 바다' 개봉, 다음 달 24일에는 '시민덕희' 개봉까지 그간 달려왔던 노력의 결과물들이 차례차례 베일을 벗으며 시청자,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이무생은 지난 3월 공개된 '더 글로리' 시즌2에서 살인마 강영천 역으로 특별출연해 짧은 등장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하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실제의 저는 표현하는 것도 잘 못하고, 남들에게 무언가를 자랑할만한 것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한 이무생은 "하지만 '노량'에서 갑옷을 입었듯이, 연기를 할 때는 평소와 다른 텐션이 나오고, 뭔지 모르는 용기도 생기는 것 같다. 제가 연기했던 인물 중 악역이 많은데, 실제의 저와 절대 비슷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무생로랑'이라 불리는 애칭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쑥스러워하며 "이렇게 회자될 수 있는 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게 불리는 것이 절대 지겹거나 하지 않다. 항상 주위에서도 '이무생로랑' 말고 어떤 별명을 얻고 싶냐고 많이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노량'을 통해서 새 별명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무생은 "좋아서 연기했을 뿐인데, 대중이 그 연기를 보고 공감까지 해주시니 그것은 정말 덤인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을 이으며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하든, 봐 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도 결국에는 제가 좋아서 하는 연기를 봐 주시는 관객 여러분 때문이다. 경거망동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연기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http://v.daum.net/v/20231215093003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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