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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노출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그늘을 기록한 두 명의 강원 출신 문필가가 있었다. 이들은 유머와 해학,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로 시대를 바라봤다. 한 명은 언론인 차상찬(1888~1946), 다른 한 명은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이었다. 두 사람 모두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던 고향의 모습과 이야기를 당대 최고의 잡지에 소개했고, 핍박받는 민중을 향한 그들의 글은 한 시대를 돌이켜보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춘천문화재단은 오는 29일 김유정 88주기를 맞아 김유정문학촌 낭만누리 기획전시실에서 ‘시대를 기록하다:김유정과 차상찬’ 전시를 연다. 일제강점기 춘천의 모습을 글에 담아낸 김유정과 차상찬의 업적과 인연을 조명, 문학과 기록의 힘을 알리기 위해 김유정문학촌과 차상찬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전시다. 고향이 같은 두 역사 문화 인물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다루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차상찬과 김유정의 인연은 1933년 차상찬이 발간한 잡지 ‘제일선’을 통해 시작된다. 제일선 편집부에 근무하던 이석훈은 김유정의 글을 보고 차상찬에게 소개했고, 김유정은 차상찬의 동의를 얻어 1933년 3월 ‘제일선’을 통해 등단작 ‘산골나그네’를 발표하게 된다. 김유정 문학의 최고봉으로도 꼽히는 ‘산골나그네’의 원제는 ‘시골손’이었다. 2년 후인 1935년 1월 김유정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낙비’로 당선돼 유명 작가 반열에 오른다. 같은 해 3월 김유정은 차상찬이 속간한 ‘개벽’ 신간호에 소설 ‘금 따는 콩밭’을 발표한다. ‘금 따는 콩밭’은 ‘개벽’이 잘 되길 바라는 김유정의 응원이기도 했다. 잡지사 ‘개벽’ 편집부에서 일한 직원 강노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김유정에게 원고료 10원을 다 못 주고 3원만 줬다고 밝힌다. 김유정은 그 3원으로 병원을 찾았고, 폐결핵을 선고받았다. 차상찬의 잡지 ‘개벽’도 김유정의 소설이 실린 호를 마지막으로 다시 폐간된다. 두 사람의 삶이 맞물린 운명의 기구함은 당시 한반도 민중의 고단한 삶과도 닮아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들이 발표했던 글과 함께 다양한 원전 자료를 볼 수 있다. 원태경 김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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